제목 : 비몽
개봉년도 : 2008
감독 : 김기덕
출연 : 오다기리죠,이나영
관람극장 : 씨네큐브
함께한이 : 영어학원 동급반 언니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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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기회에 김기덕 감독의 비몽이라는 영화를 보게되었다. 영어 학원 끝나고, 같은 건물 지하에 있는 씨네큐브에 가서 조조할인 영화를 보았는데, 그 영화가 바로 김기덕 감독의 비몽이었다. 평소에 영화에 큰 관심이 없어서, 말도 탈도 많은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접해보지 못했는데 이렇게 마음의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그것도 아침 댓바람부터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보게 된 것이다. 사실 나는 영화관에 들어가 앉은 후에, 오프닝 크레딧이 올라올 때야 김기덕감독의 영화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성적으로 가학적인 작품을 만들어서 구설수에 올랐다는 이야기만 어렴풋하게 떠올랐다.
(이어질 글은 스포일러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니, 숙고 후에 읽어 주세요.)
비몽은 한 남자의 꿈 이야기로 시작된다. 도장파는 일을 하는 진의 꿈. 란은 진이 꿈꾸는 대로 몽유현상을 보이며 행동하게 된다. 꿈을 해석하는 이는 '흑백동색'이라며 두사람이 하나라고 이야기하고, 한사람이 행복하면 한사람은 괴로울수 밖에 없다며 서로를 사랑하라고 이야기한다. 영화를 볼 때는 이게 영 무슨 소리인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감상평을 정리하려고 앉아있는 지금도 잘 이해되지 않는다.
진과 란은 의식과 무의식을 의미하는 것 같다. 진이 잠들어 꿈을 꾸어야 란의 행동이 시작된다. 지금 와 생각해보니, 란은 어쩌면 실존하지 않는 진의 내면, 무의식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억은 우리를 자유롭게 하지 않고, 아프고 잊고 싶은 기억일 수록 무의식 속에는 깊게 남아있게 마련이다. 진이 극복해야할 무의식은 란이고, 란을 자유롭게 해서 자신을 괴롭히는 무의식으로 부터 해방되기위해 진은 잠을 들지 못하고, 자해를 하게 되는 것 같다. 진은 고통을 수반하는 과정을 통해 결국 란을 가두어 놓게 되고, 란을 죽이게 된다. 란은 스스로 자살한다. 그리고 원래 존재하지 않았던 양, 란은 한마리 나비가 되어 감옥같은 병원에서 벗어난다. 나는 이 장면이, 진을 괴롭히던 무의식의 소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비라는 장치가 장자지몽과 연관되어, 란의 정체를 알려주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란의 모습은 모두 꿈이었다. 한마리 나비같은 꿈. 그리고 곧 이어 진도 자살하게 되는데, 자살한 진의 곁으로 나비가 된 란이 날아온다. 진의 자살은 란이라는 무의식으로부터 고통받던 진의 해방을 의미하고, 진의 시체와 나비가 된 란의 만남으로 의식과 무의식의 화해가 이루어 지는 것 같다.
큰 관심도, 기대도, 준비도 없이 본 영화라 별다른 감상평이 나오지 않는다.;;;감독이 곳곳에 불교적 장치를 넣었는데 그것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그리고, 란을 없애기 위해 자신을 해하는 진의 모습이 마치 고난의 예수 모습 같았는데 그것은 의식 무의식의 싸움을 종교적인 장치로 풀어내려고 한 감독의 의도라고 생각된다. 결국 삶은 슬픈 꿈과 같은 고행의 여정이며, 그 화해는 죽음으로 귀결된다는 것일까? 아침에 가볍게 보기에는 복잡하고, 무거운 영화였다. 동양적이고 몽환적인 화면과, 꿈과 해석, 의식과 무의식 등의 정신세계를 담은 영화라서 서양에서 더욱 호평을 받을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 2008/11/29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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